좋은 주주
“노조의 무도한 요구에 맞서자” 500만 삼전 주주 ‘맞불 집회’ 예고
삼성전자(005930) 소액주주 권리찾기 운동본부는 오는 23일 삼성 노조 총궐기대회에 맞서 집회를 연다. 삼성 노조의 ‘40조 원대 성과급’ 요구가 주주 가치를 훼손한다는 이유에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주들은 500만 주주 총궐기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주주들은 23일 오전 10시부터 경기 평택시 고덕국제대로 5 인도에서 여는 집회에 참가할

- 삼성전자 소액주주 권리찾기 운동본부가 23일 집회를 예고했다. 참가 자격은 삼성전자 주식 1주 이상 보유자. 현재 주가 기준 약 21만 7천 원이면 된다. 이걸 이들은 "주주 권리 행사"라고 부른다.
- 노조의 45조 원 성과급 요구는 과할 수 있다. 소액주주들이 삼성전자를 걱정하는 마음은 진짜일 수 있다. 다만 그 감정을 표출하는 방식이 법적으로, 구조적으로 너무 후진적이다.
- 상법 제382조. 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하고, 회사와 이사의 관계는 민법상 위임이다. 위임의 법적 의미는 단순하다. 수임인이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할 권한을 갖는다는 것. 주주가 이사를 선임한 순간, 경영이라는 사무의 판단권은 이사회로 넘어간다.
- 상법 제393조. 회사의 업무집행은 이사회의 결의로 한다. 노사협상은 업무집행이다. 임금 체계, 성과급 구조, 파업 대응 방침 전부 이사회 또는 이사회로부터 위임받은 경영진의 권한이다.
- 즉 소액주주가 거리에 나와 목소리를 높여도, 노사협상 테이블에 법적으로 아무 영향이 없다. 이건 법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주식회사 구조의 기본이다.
- "그래도 주주니까 의견을 낼 권리는 있지 않냐"는 반론이 나올 수 있다. 맞다. 의견을 낼 권리는 있다. 그런데 그 권리의 법적 경로는 정해져 있다. 경영진이 잘못하고 있다고 판단하면, 다음 주주총회에서 이사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지면 된다. 소수주주권 요건(발행주식 3% 이상)을 충족하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할 수도 있다. 이것이 상법이 설계한 주주의 무기다.
- 이 논리를 끝까지 밀면 자기모순이 나온다. 삼성전자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주식을 보유한 직원도 주주다. "1주 이상이면 누구나"라는 기준에 따르면, 노조원도 주주 자격으로 성과급 인상 집회를 열 수 있다. 주주 집회로 주주 집회에 맞불을 놓는 구조가 된다. 이 귀결이 말이 안 된다면, 처음부터 "1주 = 경영 개입 권한"이라는 전제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 장기적으로 삼성전자 주주가치를 지키는 건 무엇인가. 다음 세대 반도체를 만들 엔지니어들이 남아있는 것이다. 그러려면 경쟁력 있는 보상 구조가 필요하고, 그 협상은 경영진과 노조가 테이블에서 해야 한다. 소액주주 집회가 그 테이블을 흔들면, 경영진은 장기 보상 설계 대신 단기 여론 관리에 집중하게 된다. 주주가치를 외치다가 기업가치를 갉아먹는 구조다.
- 단기 주주가치를 외치다가 장기 기업가치를 갉아먹는 패턴은 역사에서 반복됐다. GE가 그랬다. 분기 실적에 집착한 주주 압박이 R&D와 인재 투자를 죽였고, 결국 회사 자체가 무너졌다. 삼성전자가 지금 HBM에서 SK하이닉스에 밀리는 이유 중 하나도 단기 이익 최적화 압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에 필요한 건 핵심 인재가 남아서 다음 세대 반도체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려면 경쟁력 있는 보상 협상이 제대로 돌아가야 하지 않나? 단기 분노로 경영 판단에 개입하려는 시도는 그 구조를 흔든다. 주주가치를 외치다가 기업가치를 갉아먹는 아이러니다.
- Costco는 월마트, 타깃보다 훨씬 높은 임금을 줬다. 소액주주들은 "직원 복지가 과하다, 수익성을 높여라"라고 압박했다. Costco는 무시했다. 결과는? 미국 유통업계 평균 이직률 60%. Costco 이직률 8%. 이직률이 낮으면 채용, 교육 비용이 줄고, 숙련 직원이 남아 생산성이 올라간다. 지금 Costco 주가는?
- 워런 버핏은 이런 말을 했다. "단기 실적에 집중하는 회사는 단기에 집중하는 주주를 얻는다."